한우의 경우 등급과 마리당 고기량에 따라 경매 가격 차이가 있고, 같은 등급일 경우 암소인지 숫소인지, 거세우인지 미거세우인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미각과 후각이 뛰어난 미식가들은 소의 성별과 거세 여부에 따라 맛과 부드러움, 냄새 등이 차이난다고 한다.
소값 차이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등급이다. 1·2·3 등급으로 나누고 같은 1등급도 투뿔(++)·원뿔(+)로 세분된다. 등급의 차이에 따라 한 마리에 몇 백만원씩 차이가 난다. 등급이 높고, 고기 양까지 많은 소는 1000만원이 넘는다.
소를 기르는 농가 입장에서는 등급이 높고, 고기 양까지 많은 소가 최고다. 이런 소를 얻기 위해 온갖 정성을 들여 키운다. 배고리를 키우기 위해 송아지 때 값비싼 수입 목초를 먹이는가 하면 적당한 마물링을 위해 방목을 하는 목장도 있다. 지역별로는 마늘, 한약재 등 사람이 먹는 특산물을 먹여 다른 지역의 소와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최고 등급을 받는 일은 쉽지 않다. 같은 음식을 비슷하게 먹어도 물려받은 체질에 따라 살이 찌는 이가 있고, 날씬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같은 우리에서 같은 먹이를 먹여 키워도 살집과 등급이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형질이 다른 탓이 크다. 유전형질이 좋지 않은 송아지의 경우 농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고기량이 많고, 등급이 좋은 소로 키우기 쉽지 않다.
한우를 사육하는 축산 농가들이 번식우의 형질 개량에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다. 하지만 단기간에 형질이 우수한 번식우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축산 농가에 따르면 우수한 등급과 많은 고기량을 가진 소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유전형질을 10년쯤 개량해야 한다.
어린 암소를 키워 우수한 형질을 가진 씨소의 정액으로 수정을 시키고, 임신기간을 거쳐 송아지를 낳고, 다시 그 송아지를 다시 키워 우수한 씨소의 정액으로 수정·임신·출산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이에 형질이 개선된 암소는 번식우로 활용하고, 형질이 떨어지는 소는 도태시킨다.
하지만 최근 우수한 형질을 지닌 소를 얻기 위해 필요한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11일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한우의 혈액과 털 등에서 추출한 DNA를 분석해 육질, 육량 등의 생산능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한우 유전자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를 이용하면 어린 송아지 때 다 자랐을 때의 등급과 고기 양 등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 선보인 한우 유전자칩은 기존 한우 유전자칩의 생산능력 예측 정확도를 크게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총 36종에 달하는 유전 질환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유전자칩보다 등지방두께(10%), 도체중(9.2%), 등심단면적(6.4%), 근내지방도(4.7%) 등 항목별 예측 정확도가 최대 10%까지 향상됐다.
연구진은 개량된 한우 유전자칩를 개발하기 위해 기존 한우 유전자칩으로 수집한 농가 한우 1만6892마리의 유전 정보에 씨수소 311마리의 전체 염기서열을 새로 분석, 추가했다.
또 기존 한우 유전자칩에는 없던 미토콘드리아 변이 정보를 추가해 암소에서 유전되는 현상도 확인할 수 있다. 모(母)계 유전이 특징인 미토콘드리아는 진핵 세포 속에 들어 있는 소시지 모양의 알갱이로 세포의 발전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축산과학원은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쳤고,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2021년 1월부터 일반 축산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헌 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장은 "송아지 때 육량, 육질 생산능력의 예측 정확도를 높여 한우 생산 능력 향상과 농가의 사육 방향 결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며 "앞으로 농가 현장에서 한우 유전자칩을 활용한 현장 실증 연구를 추진해 신뢰도 있는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December 11, 2020 at 05: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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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과학](18)"이 송아지는 자라면 1++"...터럭 한 가닥이면 다 자란 소 등급 안다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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