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9월 04일 06: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업황 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 하락 속에 하반기에도 좀처럼 실적을 반등시키기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부정적 아웃룩을 받은 정유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압박은 더욱 커졌다.정유업계 수익성과 직결되는 정제마진 회복세는 여전히 더디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면서 항공, 해운 등 글로벌 원유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제마진 회복 지지부진...글로벌 수급 불균형 지속
정유 업황 반등의 가늠자로 꼽히는 정제마진 회복은 3분기에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8월 넷째 주 싱가폴 정제마진은 배럴당 0.3달러로 집계됐다. 손익분기점(4~5달러)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4~7월 마이너스였던 것과 비교하면 플러스 전환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여전히 영업을 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회복세가 지지부진하다. 코로나19 이후 급감한 석유제품 수요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이다. 이 정제마진이 회복되는지 여부가 정유사 실적반등의 가늠자로 꼽힌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들어 일부 정유사는 조금씩 실적을 회복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정제마진이 회복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글로벌 수요가 계속 회복되지 않는다면 경기 싸이클에 따른 일시적 업황 악화가 아닌 중장기적 수급 불균형에서 오는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수요 감소가 중장기적 수급 불균형 문제를 예상보다 빠르게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를 지난해보다 8.4% 감소한 921만 배럴로 전망했다.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코로나19로 항공, 해운 등을 통한 국가간 이동이 중단된 점 등이 반영됐다.
정유업황은 2014~2015년 악화됐지만 그 직후인 2015~2016년에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 결과 정유사들의 실적도 반등했다. 당시 글로벌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정제마진이 준수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제마진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당시와는 흐름이 사뭇 다를 것으로 전망됐다.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 정제마진 축소의 직격타를 맞았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정유 4사가 상반기에 낸 적자만 5조1천 원에 달한다.
◇재무체력, 등급향방 관건...채권가치 하락세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상반기 정기 평가에서 SK이노베이션, S-Oil,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등 정유사 대다수의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내년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개별 정유사의 신용도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분기별 실적 회복이 소폭에 그치거나 더욱 악화된다면 연내 신용도를 손보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는 정유사의 재무체력을 신용등급 조정 여부의 핵심 포인트로 보고 있다.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를 견딜 여력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다.
최근 정유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런 노력이 오히려 신용위험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신사업이 안착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 현금창출력이 언제 회복될지 요원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는 재무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2~3년간 AAA 수준을 유지한 정유사의 채권 내재등급(BIR, Bond Implied Rating)도 최근 1노치~3노치가 떨어졌다. 업종에 대한 크레딧 시장의 부정적 전망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재등급은 시장에서 평가한 수익률(혹은 스프레드)을 기준으로 책정한 신용등급이다. 신용등급 변동의 선행지표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그동안 정유사들의 채권가치가 고평가됐던 만큼 적정 수준으로 회귀하는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유업황에는 사이클이 있는 만큼 정유사의 실적 부진이 곧장 신용등급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있었지만 올해 사라졌다”며 “그동안 정유사 채권은 안정적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발행량도 많았지만 점차 그 지위를 잃어가면서 내재등급이 합리적 수준을 찾아가고 있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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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4, 2020 at 04:4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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