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대입 수능격인 ‘A레벨’ 결과를 두고 고교생과 교사들의 격앙된 반응에 직면했다고 AP통신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대개 영국에서는 매년 5~6월 중 A레벨 시험을 치른다. 자신이 선택한 과목에 대해 등급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대입을 치르는 방식이다. 특히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등 주요 명문대는 1월 경 조건부 합격자를 선정한 뒤 A레벨 등급을 바탕으로 최종 합격 여부를 판정한다.
문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영국이 거의 폐쇄 상황에 달하면서 벌어졌다. 영국은 유럽에서 코로나 피해가 가장 큰 나라로 꼽힌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 기준으로 영국에서는 지금까지 누적 코로나 확진자 32만343명, 사망자 4만6791명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올해 상반기 학교를 폐쇄한 것은 물론 A레벨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영국 교육 당국은 그동안 실시한 예비시험과 학교 과제 등을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성적을 매겼다. 쉽게 말해 모의고사와 내신 성적에 가중치를 매겨 실제 수능 등급을 부여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 고교 졸업 예정자의 40%가 담임 교사가 예상한 등급보다 성적이 낮게 나오면서 문제가 벌어졌다. 성적이 낮게 나온 학생들은 하향지원을 다시 하거나 조건부 합격이 취소되는 위기에 처한다.
이 때문에 고교생 수백명이 런던 시내에 나와 시위를 하는 한편, 일부 학생들은 A레벨 성적표 화형식을 열기도 했다. 최근 런던에 와서 자신의 성적표를 불태운 올리비아 스타일(18)은 “나는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고, 내가 원한 점수도 아니라는 뜻에서 성적표를 불태운다”면서 “지난 2년간 나는 열심히 공부했고, 이런 종이(성적표)로 나를 규정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도 할 말은 있다. 실제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지 않고 내신과 과제 위주로 점수를 매길 경우 성적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적에 있어 조정(rendering)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이른바 ‘고교 등급제’와 같은 방식으로, 그동안 선배들의 A레벨 성적이 좋지 않았던 비(非) 명문고 출신 우등생들이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교육부 장관이 대책을 내놨다. 그는 11일 A레벨 성적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모의고사 성적이나 교사의 예측된 점수를 활용할 수 있고, 아니면 하반기 중 A레벨 실제 시험에 응시해 점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도 영국 시험감독청(Ofqual)에 의해 반대 의견이 제기된 상황이다.
영국 교육 현장의 혼란은 중등학교 졸업자격시험(GCSE) 결과가 나오는 다음주에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GCSE 역시 현장 시험이 취소되고 A레벨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을 거쳐 산출된다.
August 17, 2020 at 01:1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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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능 점수 돌려줘" 英 고교생들 '알고리즘 등급'에 격분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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